안녕하세요, 회로설계 멘토 삼코치 입니다:)
질문자분의 고민은 전자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라면 한 번쯤 꼭 하게 되는 갈림길이기 때문에 아주 공감됩니다. 특히 RF 회로설계라는 특수 분야를 접하고 실제 연구를 하면서 겪는 괴리감, 그리고 진로 방향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부입니다.
먼저 회로설계라는 분야는 사실 학부 수준에서 '완전히 이해하고 구현하기'엔 굉장히 높은 난이도를 갖고 있습니다. 고주파 회로(RF)는 신호의 주파수에 따라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전압이나 전류로만 보던 저주파 회로와는 전혀 다른 수학적 직관과 설계경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주파에서 무시하던 PCB의 패턴 길이 하나가 RF에서는 λ/4 단위로 동작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다보니 처음 접하면 '왜 이렇게 복잡하지?' 라는 좌절감이 드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 질문자분이 고민하는 포인트는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 회로설계라는 길이 지금 자신에게 맞는 길인가.
둘째, 이 길이 맞지 않다면, 다른 분야로 전환해서 취업이 가능할 것인가.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면, 지금 '비교되는 느낌'과 '실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은 오히려 '실제로 회로설계를 해봤기 때문에 생긴 감정'입니다. 즉, 질문자분은 단순히 흥미나 이력서용이 아니라 실제 업무의 본질을 보고 고민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이건 굉장히 건강한 과정이고, 당장 RF 설계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회로설계 전반이 안 맞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만약 여전히 회로설계 자체의 논리성과 문제 해결, 툴 다루는 재미를 느낀다면, 아날로그 회로나 디지털 회로 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요즘은 Mixed-Signal 회로나 전력전자 회로 설계 수요도 높기 때문에 꼭 RF로만 국한될 필요는 없습니다.
두 번째 질문, 즉 진로를 전환한다면 스펙과 취업 가능성 측면에서 어떠한가를 말씀드리자면, 현재 학점 4.37이라는 점수는 굉장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학점은 꾸준함과 전공지식의 깊이를 보여주는 간접지표이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부족하더라도 교육 수료나 직무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와 함께 보완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장비사(예: 테크니컬 마케팅, 장비 유지보수, ATE 엔지니어 등)는 실제 회로 설계보다는 장비 운용 및 공정 이해력이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부교육으로 장비 운용 프로세스나 공정 단계에 대한 이해를 갖춘다면 취업 시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실제 장비사에서는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했는가'보다는, '장비나 프로세스를 실무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응용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 처리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도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요즘은 반도체 공정 분석이나 장비 이상 탐지에서도 Python 기반의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기법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쪽 역량은 진로를 넓혀주는 훌륭한 옵션입니다. 예를 들어 장비사에서 Field Application Engineer로 일하면서 장비 데이터에서 이상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작성하거나, MES 시스템 연동 업무를 맡는 사례도 자주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질문자분은 지금 본인의 진로를 보다 깊게 고민하는 아주 좋은 시점에 있습니다. 단지 'RF 회로설계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전자공학 전체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보다는, 회로설계라는 넓은 분야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세부 분류를 다시 탐색하거나, 데이터/공정 기반의 실무 중심 직무로 부드럽게 방향을 틀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외부교육으로 스펙을 쌓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당연히 가능합니다. 단, 중요한 건 교육 자체보다는 그걸 기반으로 어떤 프로젝트나 실습 결과물을 남기느냐입니다. 즉, 수료증보다 '이 교육을 바탕으로 어떤 데이터를 분석했고,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가능하다면 교육 중 나온 과제를 간단한 포트폴리오로 정리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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